[생애주기 정리 2편]부부 공간 정리법 — 함께 살아가는 공간의 기술
완강기실 문을 열었습니다. 활이 있었습니다. 일본검이 있었습니다. 옛날 전화기, 타자기, 작살, 카메라, 라이터, 성냥갑, 마그넷. 몸을 비틀어야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그 좁은 공간이, 한 남자의 세계였습니다. 부인은 열통이 터졌을 겁니다. 저도 압니다. 그런데 이 집에서 버리라는 잔소리는 더 이상 오가지 않습니다. 완강기실에 랙이 생기고, 아빠의 컬렉션이 그리로 들어간 날부터요. 결혼하고 처음 살림을 합친 집에 가면, 발 딛을 틈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자의 살림이 한꺼번에 들어왔으니까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아비규환 속에서 손을 꼭 붙들고 돌아다니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공간은 엉망인데 관계는 따뜻한, 그런 집이요. 그 집들이 오래 기억에 남는 건, 아직 언어를 맞춰가는 중인 집이기 때문입니..
2026.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