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방 옆, 그 작은 공간에 쌓이는 것들
한국의 다용도실은 대부분 주방 옆에 붙어 있는 세탁실입니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고, 그 옆으로 세제들이 줄지어 있고, 언젠가부터 주방에서 밀려난 가전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습니다. 두 번째 에어프라이어, 잘 안 쓰는 믹서기, 박스째 사둔 세제들.
여기에 신상이 나올 때마다, 최저가 알림이 뜰 때마다 하나씩 더 들어옵니다. 다용도실은 그렇게 채워집니다. 의도한 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됩니다.
같은 세제가 왜 이렇게 많을까
정리 현장에서 다용도실을 보면 같은 종류의 세제가 여러 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탁세제만 세 개, 섬유유연제 두 개, 주방세제 리필이 네 개.
계획 없이 산 것이 아닙니다. 쌀 때 샀고, 대용량이 이득이라 샀고, 없어질까봐 미리 샀습니다. 그 판단들이 쌓이면서 공간이 채워집니다.
요즘은 대용량 여러 개를 쟁여두는 것이 꼭 유리하지만은 않습니다. 예전에는 대용량, 대량 구매가 훨씬 쌌지만, 지금은 적당한 양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사는 것이 공간 면에서도, 관리 면에서도 훨씬 낫습니다.
세제에도 사용기한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잘 모르는 것 중 하나입니다. 세탁세제와 청소세제에는 사용기한이 있습니다. 제조일로부터 보통 3~5년입니다.
기한이 지났다고 당장 위험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3~5년 안에 쓰지 않았다는 건, 앞으로도 쓸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현장에서 종종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뽀얗게 먼지가 쌓인 세제 통. "청소용으로 쓸게요"라고 하시는데, 그 집에는 이미 청소용 세제도 충분히 있습니다. 쓴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쓸 일이 없는 물건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럴 때는 비우기를 권합니다. 공간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분리수거함, 크면 클수록 좋을까
다용도실 한켠에 분리수거함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은 대용량 제품들이 많이 나오는데, 크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깨끗하게 관리할 자신이 없다면 작은 통에 조금씩, 자주 비우는 쪽이 낫습니다. 특히 여름에는 음식물 잔여물이 남은 용기에서 냄새가 나거나 벌레가 생길 수 있습니다. 통이 클수록 비우는 주기가 길어지고, 그 안에서 문제가 생기기 쉽습니다.
다용도실도, 분리수거함도 결국 같은 기준입니다. 적당한 양을 유지하는 것.
오늘의 기준 — 지금 쓰는 것 하나만 앞에
다용도실 정리의 기준은 하나입니다.
지금 사용 중인 것과 바로 다음에 쓸 것. 이 두 가지만 손이 닿는 자리에 둔다.
여분은 한곳에 모아서 뒤쪽에 둡니다. 이 기준이 생기면 새로 살지 말지도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앞에 있는 것이 아직 있으면 뒤에 하나 더 있어도 충분합니다. 두 개 이상 있으면 다 쓰고 나서 삽니다.
기준 하나가 구매 습관까지 바꿉니다.
10분을 쓰는 방법
오늘은 정리보다 확인에 가깝게 접근합니다.
세탁세제, 청소세제, 주방세제처럼 종류별로 한 번에 모아봅니다. 지금 쓰는 것 하나를 앞으로 꺼내둡니다. 나머지는 뒤쪽이나 한쪽으로 모아둡니다. 분리수거함을 한 번 비웁니다. 사용기한이 지난 것이 눈에 띄면 오늘 하나만 비워냅니다.
전부 정리하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가진 양을 눈으로 한 번 보는 것. 그것만으로 오늘은 충분합니다.
물건을 넣을 때 한 번만 확인하는 루틴
다용도실은 새 물건을 넣을 때가 루틴을 붙이기 가장 좋은 타이밍입니다. 세제를 사 왔을 때, 리필을 채울 때, 문을 열면서 딱 하나만 확인합니다.
"같은 종류가 지금 몇 개나 있나."
이미 두 개 이상 있으면 앞에 있는 것부터 씁니다. 이 확인이 루틴이 되면 다용도실은 더 이상 쌓이는 공간이 아니라 들어오고 나가는 흐름이 있는 공간이 됩니다.
일주일에 한 번, 혹은 새 물건을 넣을 때마다 딱 한 번.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Q. 지금 다용도실 세제 중에 사용기한을 확인해본 적 없는 것이 몇 개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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